고상하시고 점잖으신 어머님께서 하얀 모시면에 보라색 난을 직접 수 놓으신 4개의 손수건을 선물로 주셨다. 어머님의 모습처럼 깨끗하고 정갈해서 손수건으로 막 사용하기에는 아까웠다. 직원들 하나씩 나누어주고 책상 서랍엔에 소중하게 모셔두었다. 서랍을 열면 수줍은 모습의 난초 손수건이 결혼을 앞둔 새 색시 같았다.
한국에 거주하시는 어머님께서 "제니퍼씨, 노처녀 딸을 맡겨놓고 죄송스럽네요. 우리 딸 눈이 쓸 데 없이 높아요. 하지만 어떡하겠어요.. 제 남편이 솔직히 인물이 아주 좋거든요. 혹시 신성일 아세요? 똑같이 생겼지 뭐예요 호호. 제가 가족 사진 보내드릴테니까 보시면 왜 딸이 눈이 높은지 아실거예요." 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여러 장의 가족 사진이 카톡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우리 직원들에게 잘생기셨어? 물어보니 무슨 신성일입니까? 키도 작으시고 배도 나오시고, 머리 숱도 없으시고 그냥 평범한 아저씨 이신데요.. "팀장님 프로필 소개 하실때 절대 이야기 하지 마세요. 남들이 들으면 뭐라고 해요, 그치?"
그래도 어머님과 이야기 할 땐 맞장구 쳐드렸다. "맞아요! 어머나.. 남편 분 인상이 신성일씨 동생인지 알았아요. 어머님은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잘생긴 분하고 사셔서요~ 그래서 자식들이 다 인물이 훤하네요. 아드님도 영화배우 하셔도 되실 거 같고, 어머님은 젊으셨을때 모습이 윤정희 배우 닮으셨네요. 그 당시에 어떻게 만나셨어요? 연애 결혼 하셨어요? 중매로 만나셨나요?" "우리는 중매로 만났지. 선을 보는데 내가 한 분에 반했어. 얼마나 귀ㅣ나게 잘생겼는지..." 거의 30분동안 연애 스토리를 말씀하셨다. 따님께서 당연히 외모 보겠네요 하고 말을 맞추어 드렸다. 따님하고 맞는 상대를 찾으려고 보니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따님 나이도 42세이이시고, 외모 좋은 초혼 남자만 보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경우가 아니었다. 마침, 3살 차이가 나고, 외모 준수하시고, 초혼이신분이 가입을 하셨다. 어머님께 말씀을 드리고 영어권이신 그 남자분께 소개를 하니 만남을 하시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대체적으로 영어권 2세 회원님들은 나이보다는 성격과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생각 하기때문에 가능했다. 둘이 만남을 하고 나서 좋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미팅 결과가 좋게 들어온것이다. 그렇게 여성분은 초혼에 외모 고집을 피우시더니, 드디어 인연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남성분도 좋다고 하셨고, 지금 6개월째 진지하게 교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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