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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만세


어릴 적 세계 지도를 보면 대한민국은 참 작았다. 한반도는 손가락으로 가려질 만큼 작았고, 미국은 지도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린 마음에는 막연히 큰 나라가 더 강하고, 더 좋은 나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그 거대한 나라 미국에서 오래 살고 있다. 상상도 못했던 삶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나라의 크기가 아니라 사람의 힘이 나라를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어디를 가도 K-Food, K-Pop, K-Drama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통한다. ‘K’라는 글자는 더 이상 낯선 표식이 아니라 자부심의 상징이 되었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어린 선수들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경기를 마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확신한다. 끝까지 해내는 정신력만큼은 대한민국이 최고라고.


듀오 아메리카 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많은 한국인들을 만난다.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놀라움과 존경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 오래전 이민 와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며 자녀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낯선 사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잡은 삶의 태도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해외에 살면서도 같은 언어와 문화, 같은 정서를 나눌 수 있는 한국인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볼 때면 더욱 그렇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정서를 이해하는 사람과 마주 앉았을 때 느끼는 안정감은 생각보다 크고 단단하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타주로 출장을 가다 보면, 우연히 한국말이 들리거나 한글 간판이 눈에 들어올 때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럴 때마다 세종대왕의 위대함을 떠올리게 된다. 한글은 단지 문자가 아니라 백성의 삶을 바꾸기 위한 결단이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사회는 혼기가 차면 좋은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가정이 바로 서야 사회가 안정되고, 사회가 안정되어야 나라가 강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매는 단순한 개인의 일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단순히 사람을 소개하는 일일까. 좋은 인연을 이어주고, 가정을 이루게 하고, 그 가정에서 또 다음 세대가 자라난다. 어쩌면 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혼사의 일을 이 시대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일은 비즈니스를 넘어 사람의 삶을 잇는 일이며, 공동체의 뿌리를 단단히 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다.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릴 적 지도 속에서 작게만 보이던 대한민국은 이제 내 마음속에서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위대한 한글이 있고, 끈질긴 정신력이 있으며, 어디서든 당당하게 살아가는 한국인이 있다. 그리고 그 인연을 이어가는 나의 일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마음으로 외친다.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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